인공지능 삽화제작 툴, 미드저니를 이용해 내 동화에 삽화 넣기

 

아래 그림은 미드저니에서 제가 만든 캐릭터입니다.

 

1. 좋아하는 일 찾기

좋아하는 일이란, 도덕적으로 문제 있지 않고 평생 함께할 만한 좋은 친구같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다닐 때까지도 제가 글쓰는 걸 좋아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엉뚱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을 거에요. 오로지 취직 잘되는 과(?)를 선택한 건데, 취직이라도 잘 되었으면 이렇게 후회는 하지 않았을 거에요.

성향과 다른 진로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 소중한 대학 생활 대부분 공부에 흥미가 생기질 않았고, 당연히 성적이 좋을 리 없고, 전공을 살린 회사에도 취직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IT 기업에 들어가고자 하는 간절함도 없었던 거 같기도 합니다. (물론 회사가 자긍심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모든 경우를 제가 대변하는 건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세요.)

물론 좋아한다고 해서 꼭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창시절 대부분을 대학을 목표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못하는 과목들을 잘하려고 애쓰고 평균점수를 올려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에 가는 것. 그게 제가 다녔던 학교들의 최대 목표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여러 과목을 공부하면서 좋아하는 과목이나 좋아하는 취미를 찾는데 좀더 시간을 들였다면 어땠을까요? 그리고 그 좋아하는 일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현실에서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공부의 효율성에 위배되기때문에 환영받기 어렵겠지만, 안타깝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도 똑같은 방식대로 취업이 목적인 삶, 회사가 원하는 삶, 가족들이 바라는 삶, 타인들이 바라는 삶, 형태는 달라도 학창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욕망의 끝이 하나같이 돈 되는 일에 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 말이지요.

이런 삶의 반복이 한편 사람을 참 우울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결혼 후, 저는 모 경영잡지사에 입사하고 퇴근 후에는 소설과 동화를 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때의 행복감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설렙니다.

 

2. 좋아하는 걸 유지하는 자체가 인생 최대 과제

물론 회사 다니며 그러한 취미를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와 결혼생활 등 뭔 일이 그리 많은지 몰두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글이란 게 흐름이 끊기면 아무리 저의 글이라도 낯설게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물론 feel 받을 때면 일주일 간 밤샘 작업으로 소설 하나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쌓인 잠 부족은 결국 저에게 독화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한번은 퇴근 길에 4차선 대로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자버렸습니다. 아마도 뒤에서 계속해서 크랙션을 울렸을텐데 저는 비상등도 안켜고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던 거에요. 천만다행으로 사고는 없었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졸음 운전과는 또 차원이 다릅니다. 회사에 폐를 끼치고 나면 그 여파는 온 몸이 기억하게 됩니다. 회사원이 작가 흉내내는 행위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이죠.

퇴근 후 책상에 앉는 일, 특히 노트북을 켜는 일은 점점 두려워졌습니다. 트라우마지요. 몸의 한계에 부딪히면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결국 제게 남은 것들은 미완성 습작들 뿐이었지요. 작가들은 알 거에요. 작품들이 하나같이 자식처럼 느껴지는 그 느낌. 그런데 버릴 수도 그렇다고 낳을 수도 없는 사생아라도 된 양 저를 늘 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3. 구원의 손길로 다가오는 인공지능

그러나 그러던 저에게 최근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저처럼 과거에 멈춘 사람들도 작품을 내고 마케팅도 할 수 있는 날이 점점 가까이 오는 것 같아 솔직히 흥분하고 있습니다. ^^

바로 인공지능의 출현입니다. 대학 시절 전공과목에서 배웠던 인공지능은 재미없는 코드들 뿐이었지만, 지금은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를 갖춘 다양한 앱들이 매우 인간 친화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프로토타입이지만 chat GPT나 Monica 말고도 그림을 그린다든지 음악을 편곡한다든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인간의 말을 잘 이해하는 앱들이 계속 출시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의 힘을 입어 저도 아마존 KDP에 1인 작가로 등단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주요 부문은 세미 판타지 소설과 동화입니다.

제가 판타지 소설의 첫 시놉시스를 쓰기 시작했을 때가 2002년 여름었습니다. 구리시의 한가람 아파트에서 첫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한창 신혼생활 할 때였으니 참 오래도 됐네요. 그동안 쌓인 습작들을 현대 감각으로 재편집도 하고 해서 하나씩 아마존에 올려보도록 할 계획입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창작 동화 “샘과 니코” 부터 올려볼까 생각입니다.

글은 있지만 삽화가 없어서 먼저 동화에 삽입할 삽화를 만들기 위해 게임커뮤니티로 유명한 Discord의 <미드저니> 라는 인공지능앱을 사용했습니다. 저작권 관련 기성 원작들을 모방하는 등의 여러 불미스런 일들이 도마에 올랐던 프로그램이라 무료 버전은 이제 사용 못합니다. 이 정도의 쉽고 빠르게 캐릭터를 뽑아내는데 불과 월 1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면 돈을 아까워하면 안되겠죠. ^^ 

 

보다시피 <미드저니>라는 녀석이 참 대단한 것은 분명합니다. 키워드를 조합해서 넣는 순간 30초도 안되서 그림이 만들어지니 놀랍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참고일 뿐이지, 그림이 너무 뭐랄까 너무 기계적이라고나 할까? 디즈니 스럽다고나 할까? 익살과 해학요소는 현저히 떨어집니다. 제가 원하는 정확한 부분을 끌어내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작가마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원한다면 또 작품성을 생각한다면 역시 삽화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게 더 좋긴 할 거 같습니다. 

굳이 더 설명하자면, 일단 이 녀석이 자기 고집이 너무 세서 제가 원하는 키워드를 아무리 다각도로 넣어도 주문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기 맘대로 과장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게 가장 거슬렸어요. 즉, 시키는 데로 그림이 도출도 안되고 수렴도 안되니 결국 많은 시간을 잡아먹게 되는 거죠.

저처럼 동화에 넣을 캐릭터가 정해지면 그 캐릭터를 계속 유지하면서 이야기 흐름에 따라 다음 그림들도 계속 진행되어야 하는데, 주문할 때마다 캐릭터가 바뀌니 동화 삽화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화려한 그림인들 사용할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인 거죠.

midjourney.com

 

4. 미드저니의 사용법을 바꿔보기로

그래서 미드저니의 사용방법을 바꿨습니다.

미드저니로는 참고용 캐릭터로만 뽑고 나머지 실제 삽화들은 외주 주기로 말이죠.

즉, 외주 주기 전에 외주 업자들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내가 상상하는 캐릭터 프로필들만 미드저니를 통해 최대한 가깝게 뽑아내고, 그것을 외주 업자에게 줘 그러한 방향으로의 캐릭터를 사용하면서 작업 지시를 하는 것이지요. (물론 저는 저 위의 그림들은 제 작품에 사용하 않을 것입니다. )

그렇게 되면 서로가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에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기존의 출판 방식은 출판사에 글을 주면 출판사에서 알아서 일러스트들과 계약하여 삽화를 넣고 책이 만들어지죠. 그런데 사실 그만큼 저의 인지대는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회사가 사용하는 모든 비용은 결국 저에게서 나오는 것일 테니까요. 아마존 KDP가 좋은 것은 저의 인지대를 최대한 보장을 해 주고 출판 즉시 전세계에 뿌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대신 한번 올리면 교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올리기 전에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책임과 저작권의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이죠.

 

5. 좋아하는 일이 마지막까지 남는다

좋아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건 나이먹고 알았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결국 마지막까지 나의 가슴에 자리 잡혀있다는 걸, 더 많이 나이먹고 알았습니다.

평생 회사에서 일을 했어도 퇴사 후에도 그 일을 계속 하지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결국 남는 것은 제가 좋아서 했던 일들인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걸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6. 먹고나면 다 똥 된다고?

먹고나면 다 똥 되는 걸 뭘 그리 좋은 거 맛있는 거 찾아다니며 먹냐. 라고 어떤 사람이 말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그렇게 대충대충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 없나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요? 당연히 아니지요.

맛있는 걸 골라 먹는 행복감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행복인데, 그걸 하찮게 날려버리는 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을 거에요.

인생이 가혹하다고 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좋아하는 일을 꼭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이 걸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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